‘소량의 마리화나 비범죄화’ 유권자에 묻는다
텍사스에서는 마리화나의 오락적 사용이 여전히 불법인 가운데, 달라스에서 소량의 마리화나를 비범죄화할 것인지 여부를 주민투표에 부치기로 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달라스 시의회는 지난 14일, 오는 11월 5일 선거에서 달라스시 헌장를 개정해 폭력이나 마약과 관련된 중범죄가 아닌 4온스 미만의 마리화나 소량을 소지한 주민에 대한 체포 및 소환을 금지할지 여부를 묻는 주민 찬반투표 제안을 공식 승인했다. 채드 웨스트 시의원은 “관련 데이터에 따르면, 현재 적용되는 구식 금주법 시대의 마리화나 법은 흑인 등 유색인종에게 불균형적인 영향을 미친다. 또한 마리화나 사용이 보편화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소량 소지자까지 적발하는 것은 가뜩이나 모자라는 경찰 인력을 더욱 고갈시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제안은 시의회가 달라스시 헌장을 경신하기 위해 승인한 12개 이상의 제안 중 하나다. 마리화나 주민투표 제안은 유효한 등록 유권자 2만명 이상의 청원 서명이 성사되면서 시의회 표결에 부쳐지게 됐다. 텍사스 주법은 해당 도시에서 특정 사안을 주민투표에 부치려면 시에서 적격 청원을 제출해야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번 주민투표 제안에 대해 유권자들의 청원이 충족됐음에도 불구하고 에릭 존슨 달라스 시장과 캐럴린 킹 아놀드, 카라 멘델손, 캐시 스튜어트 등 3명의 시의원들은 주민투표 회부에 반대표를 던졌다. 11월 5일의 주민투표에서 유권자들이 이 제안을 승인하면 달라스는 소량의 대마초 소지에 대한 체포를 금지하는 텍사스에서 가장 큰 도시가 될 것이다. 또한, 최근 몇 년 동안 유권자들이 소량의 대마초를 비범죄화하는 조례를 승인한 오스틴과 덴튼에 대해 켄 팩스턴 주법무장관이 소송을 제기한 것처럼 달라스도 주정부의 표적이 될 가능성이 높다. 팩스턴 장관은 이같은 조례가 텍사스 주법을 위반한다고 주장한다. ‘달라스 자유법’(Dallas Freedom Act)이라고 불리는 이 제안은 경찰이 중범죄 수사의 일부가 아닌 한 마리화나 냄새를 수색이나 압수의 정당한 이유로 간주하는 것을 금지하고, 대부분의 경우 시 예산이나 공무원이 마리화나 관련 물질을 검사해 마리화나의 법적 정의를 충족하는지 확인하는데 사용되는 것을 금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라운드 게임 텍사스(Ground Game Texas)를 비롯해 이번 제안을 적극 지지하는 단체와 주민들은 경찰이 더 심각한 범죄를 수사할 수 있는 시간을 늘리고 마약 소지 혐의로 체포돼 수감된 사람의 대부분이 흑인인 커뮤니티에서의 공권력 집행 격차를 줄이는데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그라운드 게임 텍사스의 현장 책임자인 나탈리 마르케즈는 “이번 주민투표 제안을 지지하는 서명 5만개를 받아 제출했다. 달라스 자유법은 마리화나에 대한 것 이상이다. 이것은 보다 광범위한 사회 정의, 공공 자원의 보다 현명한 사용, 달라스의 시민 자유 보호를 향한 한 걸음이다”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반대자들은 이 제안이 예상치 못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에디 가르시아 시경찰국장과 멘델손, 스튜어트 등 2명의 시의원은 불법 마약 판매와 폭력 범죄가 증가할 수 있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멘델손 시의원은 “이번 제안이 승인되면 마약딜러와 마약 제조업자에게 확실히 이로운 일이 될 것이다. 마리화나를 어떻게 사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더 나은 명확성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이번 제안은 전혀 그렇지 않다. 주민투표에서 유권자들이 4온스를 허용하는 것에 반대할 만큼 지혜로워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현행법에 의하면 2온스 미만의 마리화나 소지는 최대 180일의 징역과 2,000달러의 벌금으로 처벌되는 B급 경범죄며 2~4온스의 마리화나 소지는 최대 1년의 징역과 4,000달러의 벌금으로 이어질 수 있는 A급 경범죄다. 의료용 마리화나 사용은 텍사스에서도 합법이지만 오락용은 불법이다. 오락용 마리화나는 미국내 20개주에서 합법화됐다. 1,200명의 텍사스 주민을 대상으로 지난 5월 실시한 여론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60%가 오락용 마리화나의 합법화를 지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손혜성 기자마리화나 비범죄화 마리화나 주민투표 마리화나 소량 마리화나 사용